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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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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을 조금 일찍 시작한 편이라 20대이지만 벌써 10년 차가 됐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내민 초년생. 작년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겼다. 물론 나 또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더라면 아직 사회 초년생 티를 벗어나지 못했을 테지만, 6개월 동안 돈관리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우선 돈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우리는 돈이 중요한 사회에 살면서도

돈에 대해 배우지도, 공부하지도 않는다.

맞다. 돈은 교육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고, 가정에서 배우는 수 밖에 없다.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국영수를 배우는 이유가 최종적으로는 '돈을 벌기 위해'로 설정되어 있음을! 더구나 가정에서 돈 관리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돈의 흐름이라든지, 투자 방법이라든지 말이다. 





뒤늦게나마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았다. 돈은 가만히 두어선 안 된다는 것을. 작년에 고생한 보람이 있다.


1. 주식하면 망한다는 생각부터 고치자. 

주식하면 망한다는 얘기는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나 또한 보통의 교육을 받고, 보통의 회사에서 착실히 살아오면서 주위에 주식을 얘기 꺼내면 깊게 대화한 적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 돌아오는 답변은 "잘못하면 망해..."였기 때문이다.



책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에선 그런 선입견을 이렇게 설명한다. 1.30대까진 월급을 차곡차곡 예금이나 적금으로 모은다. 2.40대가 되면 주변에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나타나다. 3.목돈도 생겼고, 노후 준비를 위해 그들을 따라 주식이나 부동산을 시작한다. 4.뒤늦게 큰돈으로 시작한 나머지 돈을 크게 잃는다. 5.그렇게 되면 주식하면 망한다는 얘기가 성립된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내 생각엔 꽤 맞는 말이다. 사회 초년생엔 여유를 부릴 수 없기 때문에 투자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다. 월급의 일정부분을 알뜰살뜰 모으기만 할 뿐 그 돈을 굴리는 방법을 모른다. 교육을 받은적도 없을 뿐더러, 주위에선 주식하면 망해!라는 소리가 넘쳐나니까 말이다. 하지만 판에 늦게 들어갈수록 베테랑들이 넘쳐나고, 입문자들은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걸 어릴 때부터 소액으로 해봤다면 이미 경험치가 쌓여 40대나 50대에 결코 전재산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욕심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일찍 시작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일찍 시작해도 얼마 안되는 전 재산을 다 잃는 경우도 많다. 요즘은 코인이 대중화 되면서 중고등학생까지 투자를 우습게 생각한다. 하지만 코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말이 늘 올라온다. '투자는 무슨 투기지.' 투기가 되면 학생 때에 억대 돈을 만질 수도 있지만 만 명 중 구천구백구십구 명은 재산을 탕진한다.





2. 자산을 확보하자.

자산이란 무엇일까? 공부하기 전엔 단순히 내가 가진 모든 걸 자산이라 생각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 예금, 보험까지. 하지만 재산, 자본, 부채 갖가지 용어을 접하면서 잘못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자산 = 자본 + 부채


무엇이 다른 걸까. 우선 자본은 말 그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가 있는 것들을 뜻한다. 앞서 말했듯 휴대폰, 컴퓨터, 예금, 보험 상품들이 이에 해당된다. 특허가 있다거나 출판한 책이 있다면 그런 것들도 이에 해당 된다. 그렇다면 부채는 무엇일까? 쉽게 떠올리면 빚이다. 이 빚을 자본과 합친 게 자산인 것이다. 20대에 흔히 가질 수 있는 부채는 학자금 대출, 전세 자금 대출, 카드 할부 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과 부채의 비율을 적절히 유지해 자산을 형성하는 것이 사회 초년생에겐 중요하다. 일찌감치 부채만 잔뜩 있다면 그걸 갚기 위해 전전긍긍 할 게 아닌가!


하지만 부채를 빚으로만 생각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없다. 한 페이스북 친구에게 '빚'이 무엇인지 물어봤는데 아주 명쾌한 답이 나왔다. 빚은 영어로 크레딧. 신용이라는 의미다. 믿음과 신뢰를 뜻하는 빚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누군가 나를 믿어준 만큼만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유태인들은 자신의 영향력, 신용을 드러내기 위해 빚을 쓴다고 하니 그럴듯하다.


인터넷에 부채라고 검색을 해보면 부정적인 글보다 긍정적인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기업에서 100원 부채로 만든 물건을 110원에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자까지 더해 103원을 부채로 갚고 기업은 7원의 이윤이 생긴다. 이걸 영리한 부채라고 말한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대기업 뿐 아니라 대다수의 기업과 투자자들은 부채를 나쁜 빚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영리한 부채를 이용해 수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3. 자산의 이윤으로 소비하자.

20-30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소비를 하고 있을까? 1.카드할부나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2.월급이 들어온다. 3.월급이 증발한다! 월급날과 카드 결제일이 같은 날이라면 통장 잔액을 확인하기도 전에 정말 돈이 증발한 마냥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렇게 카드 값이 빠져나가면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한 달을 버틸 수 없으니 다시 카드를 사용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올바른 카드 사용은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소비의 주 출처가 카드가 되어선 안 된다. 자산 확보나 투자는커녕 목돈 만들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런 방식을 권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 때는 월급을 받으면 월급에 맞춰 소비를 하는 게 아니라 공과금이나 세금을 내고, 투자를 하고, 투자를 하고, 투자를 하고, 남은 적은 돈으로 소비를 하라는 것이다. 이게 자산을 늘리는 첫 번째 단계라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어떻게 소비를 할 수 있냐 묻는다면, 여유롭게 소비하면서 어떻게 돈을 모으고 운영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겠다.


그렇게 매달 월급을 투자로 돌리다 보면 '얼마 남지 않은 돈'보다 '투자한 곳에 발생한 이윤'이 더 많아지는 시점이 온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그것으로 부족했던 소비를 충당하라고 권한다. (실은 이윤마저도 다른 곳에 재투자를 해서 두세번째 투자에서 나오는 이윤으로 소비를 하라고 권한다.) 그렇게 하면 안정된 월급과 더불어 첫번째 자산에서도 또 다른 월급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윤을 많은 곳에 투자할수록 자산은 늘어나고, 투자 실패가 줄어들수록 월급이 늘어난다.



옛날에는 아껴쓰고 저축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페이스북 폰지킴이라는 분이 80년대 한 은행의 저축 상품을 올려주셨는데 3년이면 거의 원금의 두 배가 된다. 이정도라면 안정성까지 고려해 저축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다. (물론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로 돌아간다면 땅을 살 테지만.) 하지만 지금은 은행 이자보다 물가 상승이 더 높은 시대이다. 은행에 열심히 저축할수록 손해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4. 돈을 공부하자.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이 말이 멋져 보였다. 하지만 정말 돈이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몇 명이나 그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조차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나와 꿈을 좇는 열정적인 청년의 모습을 했었지만 작년에 재정적을 어려움을 겪고나니 멘탈이 많이 부서졌다. 단지 쓸 돈이 없다기보다 쓰지 못할 돈 조차 나를 외면한다면 세상이 절로 나를 배반한 느낌이 들 것이다.


어느 책에는 이런 예시가 실렸다. 가족 중 누군가가 갑자기 큰 병에 걸려 꽤 많은 병원비를 지출해야 했을 때 그 때도 '돈이 크게 종요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주 극소수의 위대한 예술가들을 제외하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무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란 어렵다.


돈을 무시할 수 없는 보통의 사회 초년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물며 돈이라는 것을 교육과정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학자금 대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집은 커녕 결혼과 연애마저 포기하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게 시대의 진리가 되어버린 사회 초년생들은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많은 책들에 담긴 한 구절을 인용한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서도

부자가 되는 법을 공부하지 않는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공부하기 편한 시대가 되었다. 학원이나 스터디 모임, 강의부터 시작해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강좌들. 좀 더 찾아보면 대학교수나 전문가들의 강의를 집에 누워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는 게 요즘 시대이다. 그 수많은 공부거리 중에서 유익한 것과 유익하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게 조금은 어렵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사회에 내던져졌을 때 맞닥뜨리는 문제들보단 훨씬 쉬운 선택임은 틀림 없다.

돈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 어디로 어떻게 흐르는가. 누가 돈을 움직이고 누가 끌어당기는가. 돈은 정말 세상에 찌들어 속물처럼 보이는 이들만 취급하는 더러운 것인가. 부자는 금수저이거나 사기꾼인 것일까. 자수성가에는 남모를 타고난 재능이 숨어있던 것일까. 돈은 사람을 가리는 것일까. 이보다 더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들이 조금만 시간을 내어 둘러본다면 누구나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어디든 존재하고 있다. 


스물네 살. 대기업을 퇴직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했을 때 처음 후원을 했다. 쓸 돈이 부족했을 때 잠시 후원을 멈추기도 했지만, 작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세상이 나를 배반한 것 처럼 느껴졌을 때 오히려 다시 시작했다. 돈의 밑바닥을 본다면 '돈으로 남을 돕는다는 게' 다른 봉사만큼이나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굳이 그걸 알려고 밑바닥까지 내려갈 필요는 없겠다만)


기부라는 것은 돈을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올바른 소비의 길을 터주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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